고객 가상화폐 맘대로 팔면서… 돈벼락 맞은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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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임의 처분·해킹 면책 등 불공정약관 시정 권고… 빗썸 순익 1년새 171배↑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책임을 피하면서 고객의 수수료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가상화폐 거래소에 불공정 약관 시정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약관에는 비트코인 등 고객의 가상화폐를 임의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불공정 요소가 많았다.

공정위 조사 결과 빗썸, 코인원 등 국내 12개 가상화폐 거래소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면책조항을 담은 불공정 약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은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 회원 PC 해킹 등에 책임이 없다고 규정했다. 과도한 출금, 회사 운영정책과 같은 포괄적 사유로 결제·입출금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빗썸과 코인네스트는 6개월 이상 접속하지 않는 회원의 가상화폐를 동의 없이 당시 시세로 현금화할 수 있게 정하기도 했다. 총 14개 위반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불공정 약관을 보유한 거래소는 빗썸과 코인네스트(각 10개)였다. 업비트와 이야비트(각 9개)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거래소들은 고객이 낸 수수료로 엄청난 수익을 거뒀다. 비덴트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334억원, 당기순이익은 4272억원이나 됐다. 2016년 매출액이 43억원, 당기순이익이 25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각각 77배, 171배 급증한 것이다. 빗썸은 고객이 가상화폐를 살 때 수수료를 가상화폐로 받는다. 지난해 수수료로 받은 가상화폐 가격이 뛰면서 당기순이익이 매출액보다 커졌다.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09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거래소들의 수수료 수익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 등 각국이 가상화폐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4일 현재 800만원 선에서 오르내리는 중이다. 거래량은 지난해 말의 5∼10% 규모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나성원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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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경제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틈틈이 '나는 아빠다' 글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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